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최근 숏폼을 뜨겁게 달구는 콘텐츠들이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고, 간단한 질문을 하는 형태의 짧은 영상들인데요. 지금 무슨 음악을 듣고 있는지 묻거나, 스마트폰 배경화면을 보여줄 수 있는지 묻기도 하고, 심지어는 온라인 게임의 티어를 묻기도 합니다.
이렇게 일반인에게 뭔가를 묻는 수많은 콘텐츠 중 단연 눈에 띄는 콘텐츠가 있습니다. “혹시 강아지 너무 귀여워서 그러는데, 사진 몇 장 찍어도 될까요?” 라는 질문을 하는 작가, 리시위스트(lish.wist)입니다. 공원이나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강아지와 견주와 촬영을 하며, 행복하게 뛰노는 강아지들의 모습을 프레임에 담아내죠. 온 세상의 강아지 사진으로 행복을 전하는 리시위스트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리시위스트는 소중한 반려견의 아름다운 한 장면을 담고 있는 작가로 견주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을 전하고 있다.
▼리시위스트(lish.wist) SNS 바로 가기 (링크)▼
인스타그램/유튜브
0. 무작정 셔터를 눌러보다.
저는 원래 유튜브 영상 편집하는 일을 했습니다. 영상 촬영용으로 소니 Alpha 7S lll(이하 A7S3)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었죠.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비싼 카메라의 기능을 절반만 사용하는 건 아깝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가봤습니다. 이번에는 영상 말고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요.
처음 사진을 촬영할 때는 ISO가 뭔지, 셔터 스피드와 조리개는 어떤 기능을 하는지… 꾸준히 사용해오던 장비지만 사진 촬영으로써의 기능에 대해서는 모르는 채로 일단 셔터를 눌렀던 기억이 납니다. 사진을 찍다 보니 여태 촬영해왔던 영상과는 다르게 바로 받을 수 있는 즉각적인 피드백이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그 뒤로 사진을 공부하게 됐고, 그만큼 또 열심히 찍으러 다녔습니다.
1.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다.
현재까지도 반려견을 촬영하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제가 처음부터 반려견을 촬영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풍경 사진을 열심히 촬영했죠. 그런데 제가 사진에 대한 지식이 짧아서인지는 몰라도 많은 분들이 SNS에 업로드하는 사진들이 비슷비슷한 것 같더라고요. 예쁘고 유명한 스팟이 있으면 이 사람도 찍고, 저 사람도 찍어 올리니까 거기서 거기 같다는 느낌이 들었죠. 물론 100명의 사진가가 있으면 100개의 사진이 있고, 각자의 사진이 주는 인상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뭔가 재미가 없다고 해야 할까요? 이 때문에 풍경 사진에는 저만의 색을 입히기 힘들겠다고 느끼고 있던 찰나, 사람과 동물들을 찍으면서 새로운 재미를 느꼈어요. 사진을 찍어서 보정하고 그 분들께 보내주면, 그걸 받고 기뻐하는 모습이 저에게는 지금까지 겪지 못했던 새로운 즐거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정말 도파민 중독된 것 같은 느낌이죠.
지금 lish.wist 채널에 업로드하고 있는 반려견 숏폼은 우연한 계기로 접한, 짧은 영상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한 외국인 크리에이터가 길에서 만난 모르는 사람의 사진을 찍어주고 선물하는 영상이었죠. 그때, ‘아! 이거다’ 싶었어요. 지금처럼 이렇게 촬영한 사진을 견주님들께 보내주는 것도 너무 재미있는데, 그걸 영상으로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날 바로 액션캠을 구매하고는 거리로 나서게 됐습니다.
2. 왜 하필 강아지였을까?
강아지 사진을 찍게 된 데에 큰 이유는 없습니다. 귀여운 것을 같이 보고 싶은 마음이 컸죠. 그런데 이 일을 업으로 삼다 보니 강아지를 찍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을 찍다 보면 SNS에 업로드 하는 데 있어서 동의 구하기가 사실 쉽지 않거든요. 그런데 강아지들은 오히려 견주님들이 올려달라고 하십니다. 왜 그럴까 싶었는데 자기 자식 예쁜 거 여기저기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생각하면 공감이 되더라고요.
이 일을 하면서 강아지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강아지를 찍다 보니 같이 산책을 나가거나 같이 뛰어노는 모습이 정말 예쁘더라고요. 강아지와 견주님의 그 끈끈한 케미가 저에게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둘의 애틋한 모습만큼 아름다운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따뜻한 무드를 담는 데에 GM2 렌즈만 한 게 또 있을까 라는 생각에 반려견 사진에 SEL70200GM2렌즈를 많이 사용하곤 합니다.
강아지를 찍을 때는 역동적인 순간이 많아AF 기능이 매우 좋은 소니 카메라만 꾸준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처음 카메라를 살 때 추천을 받아 Alpha 6400으로 입문해 소니 카메라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는데요.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 A7S3 제품을 사용하였고 더욱 업그레이드된 카메라를 사용하고자 Alpha 1을 구입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죠. 소니의 AF 성능과 Alpha 1의 고속연사 덕분에 앵글만 잘 잡으면 강아지의 얼굴을 놓치는 경우가 없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강아지를 찍다 보면 강아지 키우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현재는 여러가지 이유로 강아지를 키우고 있지 못하고 있지만,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꼭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 마음입니다. 남의 강아지도 이렇게 예쁘게 보이는데 제 강아지는 얼마나 더 예쁠까 싶기도 하고요. 예쁘고 귀여운 모습 잔뜩 담아서 팔로워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네요.
강아지를 키우고 있지는 않지만 다른 강아지들에게 주인을 찾아주는 일은 하고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유기견 입양 센터에 업로드 된 사진을 보고 입양을 고민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입양 센터에 올라갈 유기견 사진을 예쁘게 촬영해서 새로운 주인을 찾는데 도움을 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죠. 특별히 심성이 착해서 촬영 봉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셔터를 누르고 보정하고, 영상을 올리는 단순한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점은 참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카라 더 봄 센터’와 연계해서 매달 1-2마리 정도의 유기견 입양 소식을 꾸준히 전할 예정이니 소니코리아 블로그 구독자 여러분들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 영원히 함께할 기억을 선물하다
늘 촬영에는 열심히 임하지만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느낀 계기가 있습니다. 평소와 같이 스냅 예약을 받아서 반려견 촬영을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견주님이 원하는 촬영 날짜는 제 스케쥴이 빠듯했던 탓에 일주일 정도 날짜를 미뤄서 진행하기로 했는데 제가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이면 견주님이 원하는 날짜에 촬영이 가능할 것 같았죠. 그래서 확정 지었던 날짜보다 한 주 빠르게 촬영을 진행했는데, 노견인 강아지가 촬영 후 일주일 뒤에 강아지별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만약 처음 예약했던 것과 같이 일주일을 미뤘다면 촬영이 어려울 수도 있었겠죠. 견주님께서 고맙다고 말씀해 주시는데 기분이 참 이상했습니다. 일주일 전에 같이 놀고 웃으며 사진을 찍었던 아이가 조금 멀리 갔다고 생각하니 매 촬영에 열심히 임할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5.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즐거움
2023년 7월, 사진을 찍기 시작하고 가장 먼저 한 건 퇴사였습니다. 사진 찍는 게 너무 즐거운데 출근해서 종일 사무실에 있기가 너무 싫더라고요. 퇴사를 결심하고 바로 다음 달에 퇴사를 한 뒤 여자친구와 여행부터 떠났습니다. 물론 사진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이걸로 돈을 벌겠단 확신도 없었어요. 그래도 뭔가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 자신감이 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사실 경제적으로 큰 걸 이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내년의 나, 내후년의 나는 크게 성장해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제 사진이 정말 좋거든요. 꾸준히 하면 남들도 그렇게 생각해주지 않을까요? 무작정 퇴사를 하거나 현업을 그만두라고 절대 추천은 못하겠지만 계속 머릿속을 헤집어 놓는 무엇이 있다면 한 번 고려해 보세요.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