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소니는 국내 사진 및 영상 아티스트들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Sony Artisans를 현재 운영 중에 있습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총 8분의 작가와 함께 진행되는 Sony Artisans 프로그램은 매월 다채로운 협업 프로젝트와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소니코리아 블로그에서는 각각의 Sony Artisans 소속 작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사진과 영상 작업을 아우르는 정학근 작가와의 인터뷰를 전해드립니다.
영상을 중심으로 사진 작업까지 진행하고 있는 ‘FEELGRAPHY’ 정학근 작가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살려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을 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인물 사진과 패션 룩북 촬영을 비롯, 뮤직비디오와 숏폼 콘텐츠 등 한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장르를 넓혀가는 등 다양한 도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 정학근 작가 SNS 바로가기(링크) ▼
소니코리아 : 안녕하세요, 소니코리아 SNS 채널 구독자들을 위한 작가님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학근 작가 : 안녕하세요. 사진과 영상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FEELGRAPHY’ 정학근이라고 합니다. 사진을 전공하거나 따로 배운 것은 아니어서, 본능에 충실한 작업들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제가 표현하고 싶은 ‘날것’의 느낌을 잘 담아내 보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FEELGRAPHY’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니코리아 : 작가님께서는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사진과 영상 작업을 함께 하고 계시는데요. 사진과 영상 각각의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정학근 작가 : 사진은 2004년에 필름 카메라로 시작했어요. 본업을 하면서 취미로 사진 동호회를 시작했는데, 세상을 파인더를 통해 보는 경험이 너무 즐거웠어요. 힘든 상황이나 마음이 지쳤을 때에도 사진을 찍었던 기억을 떠올리면 위로가 되더라구요. 지금도 그렇고요. 가벼운 취미 동호회로 시작해 많은 분들을 만나고 경험을 하며 사진에 빠지게 됐고 이후 본업인 바리스타도 뒤로하고 카메라를 잡게 됐습니다.
영상은 사진을 본업으로 하다 보니 자연스레 접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사진은 멈춰 있는 한 장의 이미지로 이야기를 담아내는데, 영상은 사진에 비해 피사체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을 수 있다는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더라고요. 한 컷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어서 감정의 연장선을 그려낼 수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영상 작업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소니코리아 : 한 분야에 익숙해지면 거기 머물기 마련인데, 계속해서 도전을 이어나가는 모습이 너무 멋지신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작가님 본인께서 스스로 ‘변화했다, 발전했다’고 느끼시는 점이 있는지 조심스레 여쭤보고 싶습니다.
정학근 작가 : 사진 분야에서 영상 분야까지 장르를 넓히다 보니 함께 작업하는 스태프가 더 많아졌고, 소통이 더욱 세밀해졌다는 점을 느꼈어요. 물론 사진 작업을 할 때에도 어느 정도 기획이 필요하지만 비교적 제가 원하는 느낌대로 촬영이 가능했다면, 영상 작업을 할 때는 팀 단위 디렉팅이 중요해서 소통이 훨씬 중요해졌죠. 최근에는 연출도 맡기 시작했고요.
장르를 넓혀가면서 이렇게 새로운 부분에 대해 배울 수 있고, 여기서 스스로 ‘발전했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러한 발전은 늘 현재 진행형으로, 어떤 일을 하더라도 꾸준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소니코리아 : 이번 소니 Artisans 프로그램에 지원하신 계기도 작가님 스스로의 발전과 연관이 있을까요?
정학근 작가 : 그럼요, 소니 Artisans 프로그램을 통해 나태해지지 않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할 제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라면 자기만의 자아(ego)를 담아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데, 상업 촬영 등 사진을 본업으로 삼다 보면 그게 쉽지가 않거든요. 이런 점에서 소니 Artisans 프로그램이 좋은 기회가 되어줄 것 같았어요. 소니와 함께 저만의 색깔을 담은 작업을 진행하면서, 스스로 더 발전하고자 하는 좋은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고요.
소니코리아 : 다양한 장르 중에서 패션, 엔터 등 인물 장르를 시작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정학근 작가 : 사진을 찍으면서 다양한 분들을 만났는데, 인물 관련 사진을 찍으시는 분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저도 인물 장르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패션 장르는 제 개인적인 선호와 관련이 있는데요. 평소에도 옷에 관심이 있어 디자이너 분들과 교류가 많은 편이거든요. 여러 가지 협업을 하며 친분도 쌓고 서로의 스타일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보니, 지금까지 계속해서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니코리아: 작가님께서는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 최근 ‘숏폼’ 콘텐츠까지 작업하고 계시는데요, 아무래도 길이가 짧다 보니 더욱 세심한 기획 및 연출이 중요할 것 같아요. 짜임새 있는 숏폼 콘텐츠를 위해 중점적으로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나요?
정학근 작가 : 숏폼은 광고처럼 1분 미만의 짧은 시간 동안 핵심 메시지가 지루하지 않게 부각되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대중에게 다가가는 감도가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너무 짜이지 않은, 어느 정도 ‘날것의’, ‘대중과 가까운’, ‘다가가기 쉬운’, 이미지를 표현하는 거죠. 약간의 공감을 담은 유머 포인트도 섞어 가면서요.
이때 너무 유머에만 치중하면 주제에서 벗어나버리기 때문에, 날것의 느낌을 살리되 주제를 잊지 않는 중심을 잘 잡는 핸들링이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은 트렌드가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에 이를 따라가기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니코리아 : 이번에 소니 FX3와 함께 숏츠 콘텐츠 ‘INSIDE OUT’ 작업도 진행하셨죠. 작업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학근 작가 :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사이드아웃’과 같은 형식으로 여러 가지 감정을 표현한 작품이에요. 코로나를 겪은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다채로운 색감의 천을 활용하여 코로나로 인한 우리들이 감정을 표현하고 있죠. 이 프로젝트는 FX3, SEL1635GM와 함께 진행했습니다.
노란색은 코로나가 종식되었을 때의 기쁨과 환희, 그리고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초록색은 코로나가 처음 발생했을 때의 예민했던 사회 분위기, 빨간색은 밖으로 터뜨릴 수 없는 내면의 분노를 담아냈고요. 파란색은 연이은 사망 소식이나 코로나로 인한 이별 등 여러 가지 안 좋은 일로 인한 슬픔과 분노를 상징합니다. 마지막으로 보라색은 격리로 인해 느꼈을 고립감과 답답함을 나타냅니다.
소니코리아 : ‘INSIDE OUT’ 작업을 하면서 느끼신 다른 기종과 차별화되는 FX3만의 장점이 있을까요?
정학근 작가 : 10bit로 작업할 수 있어서 기존 카메라로 작업할 때보다 컬러 작업이 더욱 즐거웠어요. 색을 잘 잡아주어서 색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고, 제가 원하는 대로 색감을 표현할 수 있어서 후보정 작업이 더욱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LUT을 바로 적용하여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작업 과정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4K 촬영 성능과 저소음 팬이 인상 깊었습니다.
소니코리아 : 소니와 함께한 프로젝트 외에, 작가님이 촬영하신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나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정학근 작가 : 함께 작업하는 모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진행한 ‘samsara’라는 사진 및 영상 작업물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samsara’는 윤회, 회생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요. 그러한 요소를 사진과 영상 곳곳에 배치했죠. 예를 들어 한 남성이 뛰는 모습은 삼도천을 건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고, 빨간색 초원은 지옥과 같은 모습을 담아내고자 했어요.
이 작업물이 가장 애착이 가는 이유는 모델과 저의 자아가 녹아 있는 작품이기 때문인데요. 작업을 하며 거의 매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그 과정에서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갈 수 있었어요. 비즈니스 파트너가 아닌 한 명의 친구가 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중요한 존재가 되었죠. 모델을 그만두려던 이 분은 마음을 다잡으면서 모델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크루 활동을 통해 연을 계속 이어오고 있고요. 상업 촬영이 아닌 서로의 진심을 담아 진행했던 작업이라 더욱 인상 깊게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소니코리아 : 작가님께서는 단순히 촬영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도전을 하시며 ‘픽셀서울’이라는 셀프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신데요, 스튜디오도 소개 부탁드려요!
정학근 작가 : 운동을 시작하게 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그때 제가 사진작가라고 말씀드리면, 촬영해 달라는 요청이 많더라고요. 이분들의 요청을 모두 들어주기에는 한계가 있어서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떠올린 것이 바로 셀프 스튜디오 ‘픽셀서울’이었어요. 제가 세팅을 도와드리고 노하우를 알려드리며 셀프로 촬영이 가능하시도록 돕는 방식이죠.
셀프 촬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가 직접 찍어드리기도 하는데요. 찾아오시는 분들과 많은 소통의 과정을 거치며 배경이나 컨셉 등을 정하고, 이러한 촬영 과정이 그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픽셀서울’이 언제든지 놀러올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게끔요.
결과적으로 ‘픽셀서울’은 단순한 스튜디오를 넘어 하나의 아지트로 자리 잡게 된 것 같아요. 학생, 아티스트, 비즈니스맨들의 경계 없는 아지트로요. 이후로는 아지트를 넘어 상징적인 장소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소니코리아 : Sony Artisans로서 남은 기간 동안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신가요? 준비 중이신 콘텐츠 주제나 새로운 계획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정학근 작가 : 2월에 한복과 관련된 전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한복으로 유명한 4분의 디자이너와 진행할 예정이에요. 한복 중에서도 ‘수의’를 주제로 진행할 예정인데요. 수의라고 해서 마냥 어둡지만은 않은, 긍정적인 분위기를 담고 싶었어요. 꼭 죽음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나 살아온 덕이 녹아 있을 수 있으니까요. 해당 전시에서 발생하는 티켓 수익금은 한복 후진 양성을 위해 기부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번 전시의 A부터 Z까지 모든 과정을 FX3에 담아낼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장애인 선입견에 대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녹여내고자 합니다. 사회가 아무리 변화했다고는 하나, 아직도 사회 전반 곳곳에는 장애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이들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표현하고 싶어요. 또 기회가 된다면 ‘선’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어요. ‘선을 넘는다’, ‘질서’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을 담아내고 싶어요.